나는 책을 읽으며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고 지식을 확장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그동안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에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부터 몇 가지 이유로 문학에 흥미가 생겼다.
첫째, 많은 지식인들이 문학작품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네이버 지서재(지금의 나를 만든 서재)에서 2016년 100회 기념 특집으로 그동안 지식인들이 추천한 책을 정리했는데, 여러 분야 중 '소설'이 23.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둘째, 문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걸 알았다. 어휘력, 문장력, 표현력, 공감능력을 향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설이 특정 시대와 지역을 배경으로 할 경우, 해당 시대상황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제목만 들으면 알 정도로 유명한 책들이 대체 어떤 내용인지, 왜 유명한 것인지 궁금했다.
이런 이유로 작년부터 소설을 몇 권 읽었는데 오늘은 그중 가장 최근에 읽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이방인>은 1부, 2부로 구성되어 있는 매우 짧은 소설이다. 1부에서는 주인공 뫼르소가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는 전보를 받는 것으로 시작해 여자 친구인 마리와 친구인 레몽을 만나고 의도치 않게 아랍인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2부는 이 살인사건에 대한 뫼르소의 재판, 그리고 사제와의 만남과 대화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뫼르소는 순수하고 단순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순간의 감정과 욕구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계산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회적/도덕적으로 요구되는 행동을 하지 않거나, 반대로 터부시 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의 상태와 감정에 따라 특별한 의도 없이 행한 이러한 행동들이 법정에서는 하나하나 의미가 부여된다. 결국 그는 패륜아이자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되어 버리고 사형을 선고받는다.
"나와 세계가 무척 닮아 마치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되려면 내게 남은 소원은 오직 하나, 내가 덜 외로워하도록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그날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와 증오에 가득 찬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뫼르소는 이러한 세상의 부조리에 좌절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본인의 죽음과 함께 이를 정면으로 받아들인다. 소설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죽음'이라는 이미지가 짙게 깔려 있지만 마지막에는 오히려 삶과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까지 넘기고 보니, '다 읽었다!'는 느낌보다는 여운이 짙게 남았다. 분명 문학 작품은 다른 어떤 분야의 책 보다 독자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일까? 줄거리는 쉽게 이해가 되었으나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에 대해서는 책 뒤의 '작품 해설'을 읽고 나서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작품 해설' 역시 누군가의 의견일 뿐이다. 앞으로 더 많은 문학작품을 통해, 깊이 사유하고 나만의 해석과 의미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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