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 편이지만 가끔씩 당길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TV를 잘 보지 않아 최근 드라마나 영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일까, 연초부터 가볍게 소설을 한 권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 집어 들었다. 제목만 봤을 때는 왠지 초자연적 현상이나 미스터리한 내용이 포함돼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장강명 소설가의 평처럼 "앞뒤가 딱 맞는" 현실적인 범죄 소설이었다. '명상'이라는 소재 역시 소설에 아주 잘 녹여내고 있어 '명상'에 관심이 생기기까지 했다.
미리 말해두자면, 나는 결코 난폭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일례로 나는 평생 동안 누군가를 때린 적이 없다. 그리고 마흔두 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살인을 했다. 현재 업무 환경에 비추어보면 도리어 늦은 감이 있다. 인정하건대, 일주일 뒤 여섯 건이 추가되긴 했다.
내 이야기가 처음에는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한 모든 일은 최선의 행위였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맞추려 집중을 택한 자의 논리적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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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하는 소설은 주인공인 비요른이 명상을 시작하게 된 시점부터 시작해 이후 저지르게 된 살인과 일주일 뒤에 추가된 6건의 살인의 전말에 대해 담고 있다. 어두운 주제인 것 같지만 작가는 특유의 문체와 유머로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간혹 다 보고 나면 찜찜한 영화들이 있는데 이 책은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여러 명의 인물이 죽어나가지만 말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다. 코로나 시국으로 한참 동안 영화관에 가지 못한 사람의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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