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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문학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우리가 이미 겪었던 일이 어느 날 그대로 반복될 것이고 이 반복 또한 무한히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 우스꽝스러운 신화가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

 

책의 시작부터 니체의 영원회귀라니.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철학 책이었나?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까지 읽고는 '반은 맞는 말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틀은 연애소설이나 그 속에는 사회적, 역사적, 그리고 철학적인 요소가 매우 짙게 포함되어 있다.


프라하의봄 광장. 출처 : https://pixabay.com/ko/

소설은 프라하의 봄으로 알려진 체코 민주화운동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때문에 이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의 제목도 '프라하의 봄'이다 . (대략 1960~70년대인데 우리나라는 박정희 대통령 시기 한창 경제발전을 위한 고삐를 당기고 있을 시점이다. 요즘 이런 식의 비교가 재미있다.)

 

작가는 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 네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무거움과 가벼움이라는 측면에서 사랑과 삶,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벼움]

토마시는 실력 있는 외과의사로 테레자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여러 여자들을 만나는 인물이다.

사비나는 토마시의 친구이자 애인인 화가이다.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무거움]

테레자는 어린 시절 가정환경의 영향으로 진실한 사랑을 바라는 인물이다. 토마시의 바람기로 괴로워한다.

프란츠는 유망한 대학 교수로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자유로운 사비나를 사랑하고 동경한다.

 

바람기 많고 실력 있는 의사인 토마시는 여러 여자들과의 잠자리를 즐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시골마을에서 테레자를 만나고 테레자는 토마시를 다시 만나기 위해 프라하로 온다. 토마시는 테레자를 사랑한다. 하지만 사랑과 육체관계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그의 바람기는 멈추지 않는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갈등한다.

그러나 토마시는 중요한 순간마다 테레자를 위한 결정을 한다. 프라하와 취리히의 실력 있는 외과의사에서 외곽 마을의 초라한 의사로, 그리고 결국 시골의 트럭 운전수가 된다.

 

"토마시, 당신 인생에서 내가 모든 악의 원인이야. 당신이 여기까지 온 것은 나 때문이야.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을 정도로 밑바닥까지 당신을 끌어내린 것이 바로 나야."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취리히에 있었다면 당신은 환자들을 수술했겠지"

"당신도 사진 일을 했겠지."

"비교할 수 없어. 당신에게 의사 일은 이 세상 무엇보다도 중요했지만 나는 어떤 일을 하거나 상관없어. 나는 잃은 것이 아무것도 없어. 당신은 모든 것을 잃었는데."

"테레자, 내가 이곳에서 얼마나 행복한지 당신은 모르겠어?"

 


밀란 쿤데라. 출처 : Google

철학적, 비유적인 표현과 내용이 많아서일까? 한 번 읽어서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매번 읽을 때마다 더 많이, 그리고 다르게 느껴질 것 같고, 그래서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종종 1,20대, 그리고 3,40대에 읽었을때 다르게 느껴지는 책들이 있다고 한다. 여러 경험을 통해 삶의 무게를 느낄수록, 삶의 의미를 알아갈수록 다르게 다가오는 책들 말이다. 특히 고전으로 꼽히는 소설 중에 이러한 책들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역시 그런 종류의 책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점심시간에 짬짬히 며칠에 걸쳐 읽었는데 다음 기회에는 하루, 이틀 동안 깊이 몰입하여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