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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경제경영

뉴맵 #에너지 기후 지정학이 바꾸는 새로운 패권 지도 #대니얼 예긴

<뉴맵> 대니얼 예긴 지음 

세계 패권의 중심에는 에너지가 있다. 때문에 현재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국가 간에는 에너지를 둘러싼 크고 작은 갈등과 신경전이 항상 있어왔다. 이 책에는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 중 하나가 된 중국을 포함한 이들 에너지 강국 간의 관계, 그리고 기후 변화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새로운 에너지 패권 지도에 대해 세계 최고의 에너지 및 국제 관계 전문가인 대니얼 예긴의 분석과 통찰이 담겨 있다.


셰일 혁명은 미국의 국제적 위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러시아와 중국이 한편이 되어 미국에게 대항하는 새로운 냉전은 왜 일어나게 되었으며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안에서 에너지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반적인 관계는 '협력'에서 '전략적 경쟁 상대'로 얼마나 빨리, 그리고 또 얼마나 위험하게 변해가고 있는가.

전 세계 석유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중동 지역의 현재 상황은 얼마나 불안정한가.

한 세기 이상 유지되어온 석유와 자동차라는 익숙한 생태계는 이동 수단 혁명에 의해 현재 어떤 식으로 도전받고 있는가.

기후 문제는 에너지 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수없이 논의되고 있는 이른바 '에너지 전환', 즉 화석연료에서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황은 실제로 어떻게 진행 중인가.

코로나 바이러스는 시장을 어떻게 변화시켰고 현재 전 세계 석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빅3인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러시아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출처 : https://pixabay.com/ko/

미국의 새로운 지도

'셰일 혁명'이라는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미국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었다. 이를 통해 미국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제1의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에너지 위기가 시작되었던 당시 미국 국민들은 에너지 자원에 대한 해외 의존도 때문에 자국이 대단히 취약한 위치에 있다는 생각을 자연히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자급자족의 수준을 넘어 수출국의 위치에 오른 미국의 지정학적 영향력은 에너지 안보력 강화 및 훨씬 더 유연해진 외교 정책의 측면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물론 이렇게 찾아낸 새로운 자신감에도 한계는 있다. 에너지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산업이고, 미국의 위상과 영향력이 과거와 달라졌다 해도 이는 여전히 국가들 간의 전반적 관계 중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새로운 위기를 만들어내면서 셰일 에너지는 이미 또 다른 '혁명'을 찾고 있다.

 

출처 : https://pixabay.com/ko/

러시아의 지도

러시아에는 과거 30여년 전 소비에트 연방의 몰락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불안정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는 동구권 국가들의 국경선에서 상호작용으로 야기된 불안한 상황과 문제들이 있다. 러시아는 어쩌면 '에너지 초강대국'일 수도 있지만, 바꿔 말하면 이는 국가 재정의 대부분을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러시아의 이런 자원 수출은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 그랬듯 유럽 국가들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근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첨예한 논쟁 거리가 된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관계는 소비에트 연방 시절인 1980년대 초반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중동 지역으로 '복귀'했으며 '동쪽에도 관심을 돌려' 특히 중국과의 유대관계를 굳히는 중이다. 모스크바와 베이징이 함께 '절대적 주권'을 행사하며 미국의 '패권주의'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말하자면 중국 정부는 에너지 자원을, 러시아 정부는 그런 자원을 내다 팔 수 있는 시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출처 : wikimedia commons

중국의 지도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란 자리에 오르고 싶어 하는 중국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에너지 자원이다. 중국은 영토와 군사력, 경제력, 기술력, 정치력 등 모든 분야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남중국해의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도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이 해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교역로임과 동시에 현재 중국과 미국이 전략적으로 가장 첨예하게 충돌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서도 에너지 문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아시아 및 유라시아 대륙의 경제 지도를 새롭게 그리겠다는 의도로 중국은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 계획을 시작했다. 이 계획의 목표는 우선 상품 및 그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와 원료가 오가는 시장으로서 중국이 갖는 위치를 굳건히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따른 결과도 이 일대일로 계획의 또 다른 목표가 되고 있다. 미국이라는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 말이다.

 

출처 : https://pixabay.com/ko/

중동의 지도

중동 지역의 지리적 경계선은 수많은 왕국들의 흥망성쇠와 함께 아주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바뀌어왔다. 그리고 지금 중동 지역의 지도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그려지고 있다. 범아랍 민족주의와 정치 세력으로서의 이슬람교, 이스라엘 반대 세력들, 그리고 현 '이슬람 민족 국가들'을 칼리프 지배하의 제정일치 국가로 뒤바꾸려는 ISIS 같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수니파와 이란의 이슬람 시아파 사이에서 벌어지는 주도권 다툼이다. 이에 더해 또 다른 이슬람 국가인 터키가 19세기 오스만 제국의 영광을 되살리겠다고 끼어들면서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 중동 지역을 규정하는 또 다른 요소는 40년 이상 계속되어온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다.

중동 지역은 국경선만 그려진 일반적 지도가 아닌, 천연가스와 석유 및 이 자원들의 운반을 위한 수송관이나 수송선의 항로 관련된 지도로서도 설명할 수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자금과 권력은 여전히 이 지역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중요 요소이다. 그렇지만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석유 생산의 정점', 즉 석유 자원이 완전히 고갈되는 상황을 염려했던 세계가 지금은 그와 정반대로 생산이 아닌 '수요의 정점' 문제를 고민한다. 향후 수십 년 안에 석유는 그 중요성과 가치를 상실하게 될까? 이와 같은 우려와 가능성 때문에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국들은 경제 활동의 다각화를 더욱 절박하게 추진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엔 이런 문제와 관련하여 과거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우리는 '에너지 전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필요한 에너지의 80 퍼센트 이상을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에서 얻고 있는 현재의 세상이 그렇게 살아온 30년 세월을 뒤로하고 점점 더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기후는 에너지와 관련된 새로운 지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정확히 그려나갈 수 없다. 하지만 미리 예측을 하거나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들도 있는 법이고, 그중 하나가 기후 변화 문제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세계 질서에서 긴장과 갈증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는 분명 각 국가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날 것이다.


출처 : https://pixabay.com/ko/

상대적으로 '세계의 패권국'과는 거리가 먼 나라에서 살아서 일까? 우리나라와 지리적, 경제적으로 큰 연관이 없는 국가(지역)들, 예를 들어 러시아나 중동의 소식은 마치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져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때문에 세계정세와 관련된 지식이 부족했고, 방대한 분량과 스케일을 자랑하는 이 책을 깊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책을 덮은 지금 세계의 흐름에 대한 약간의 감이, 그리고 높은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종종 뉴스를 통해 접하지만 무관심했던 중동국가 간 갈등과 전쟁, 그리고 이에 개입하는 열강들의 행동들도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지금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