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고백을 하고 시작해야겠다. 나는 아직 성공했거나 많은 돈을 벌지 못했다. 부동산 투자에 성공해 빌딩을 여러채 갖고 있지도 않고, 주식투자로 100억을 벌지도 못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한 말이다. 조금 의아하다. 보통 '돈' 또는 '투자'와 관련된 책은 소위 투자나 사업으로 '이미 성공한' 사람이 쓴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빌딩 여러채'나 '주식투자로 100억'과 같이 매우 큰 기준으로 말한 것으로 미루어 일반 사람들 기준으로는 충분히 많은 자산을 모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보았다.)
스스로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하는 저자는 왜 투자에 대한 책을 쓰고자 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쓸 용기를 낸 이유는 '나누기' 위함이다. 십여 년간 다양한 투자로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를 맛보았다. 그때마다 좌충우돌하며 여러 가지 투자 방법과 투자 철학을 공부하고 고민해왔다.
...
투자에 성공한 후 글을 썼다면 훨씬 설득력이 높을지 모르겠다. 다만 '지금'알고 있는걸 '지금'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장기투자와 분산투자
직업이 있는 개인 투자자는 투자에 많은 시간을 낼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의 투자 권유를 전적으로 따라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투자와 관련된 판단을 할때 늘 위험 관리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장기투자는 시간의 힘으로 투자 실패의 가능성을 낮춰주고 투자자의 고통을 줄여준다. 분산투자란 자산을 나누어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써 아주 오래된 인류의 지혜다.
지수투자 : 인텍스에 투자하자
초보 투자자에게 권하는 방법이다.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주가지수를 상품화한 인덱스에 투자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ETF가 있다.) 한국의 경우 코스피200, 미국은 S&P500, 일본은 니케이225 등이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코스피에 상장하려면 코넥스나 코스닥 시장보다 까다로운 상장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상위 200개 회사만이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된다. 성과가 나쁜 회사는 지수에서 빠지고, 새로운 좋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편입된다. 이것이 지수가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는 이유다.
채권투자 : 안전하고 괜찮다?
정부는 다양한 활동을 위해 예산을 책정하지만, 거둬들이는 세금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도 돈을 빌리며, 그것을 갚겠다는 증표가 국채다. 국가가 지급보증을 하기 때문에 회사채에 비해서 부도가 날 확률이 아주 낮다. 손실 위험이 낮기 때문에 이자를 적게 줘도 돈을 빌릴 수 있다. 즉 국채 수익률은 낮다.
그렇다면 주식보다 장기 수익률이 낮은 채권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자산배분 전략에서 채권의 의미는 채권 가격의 움직임, 즉 수익률의 움직임 때문이다.
부드럽게 우상향하는 성격이 국채에 투자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다. 국채는 주식에 비대 변동성이 낮다.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채권은 주식과 비교해서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여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경향이 있다.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자산을 보유할 경우 포트폴리오 전체의 위험을 낮춰준다. 이것이 국채에 투자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다.
이러한 경향은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국채는 안전 자산, 주식은 위험 자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라가 망할 확률이 회사가 망할 활률보다 낮다. 때문에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위험해 보이면 투자 자금을 회수해 국채로 투자한다. 반대로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는 국채에 투자되어 있던 돈을 찾아서 주식시장에 투자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국채와 주식은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그런 성향이 많다.
자산배분이 답이다!
단순히 보면 위 그래프와 같다.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두 자산에 투자했을때 총자산은 큰 변동 없이 부드럽게 우상향 한다.
2002~2016년 간 미국 주식:국채를 50:50으로 투자했을때의 그래프를 보자. '최종 지점인 2016년을 기준으로 보면 어쨌거나 주식이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결과론적인 생각이다. 과연 100% 주식에만 투자했다면 큰 폭으로 하락했을 때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때의 심리적 괴로움은 어떠할 것 같은가? 실제 14년간 주식 100% 와 채권 100%의 경우 자산이 '-'를 기록한 해는 각각 4년과 3년이지만 50%씩 나누어 투자했을 경우 자산이 '-'를 기록한 해는 단 1년뿐이다. 거의 손실를 보지 않거나 보더라도 그 정도가 적어 투자자가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인 셈이다.
저자는 투자를 국내 주식, 해외 주식, 국내 채권, 외국 채권 뿐 아니라, 원자재(금), 농산물,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 마지막으로 현금성 자산까지 가능한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한다. 물론 자산군의 비중은 개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달리 적용하면 된다.
투자나 사업에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읽으면 이해는 되지만 따라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M.J. 드마코는 본인의 저서인 <부의 추월차선>에서 빠른 부를 얻기 위해서는 일을 그만두고 사업을 할 것을 제안한다. M.J. 드마코의 부에 대한 철학에는 깊이 공감하지만과연 이 책을 읽고 실행에 옮긴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반면 <마법의 돈 굴리기>는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자산배분 투자방법을 제시한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장기투자를 한다면 큰 부자가 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스스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고 하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나는 작년에 분위기에 편승해서 처음 주식을 시작했다. 주식에 돈을 넣고보니 그제서야 투자에 관심이 생겼다. 이후 투자 관련 책을 보고 유튜브도 시청하면서 미국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조금 매수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자산이 모두 주식에만 투자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아직까지는 주식시장이 좋아 괜찮은 수익을 냈지만 언제 큰 손실을 입을지 모른다. 그래서 폭락장에서 자산의 큰 손실을 막아줄 채권을 조금 매수했다.
이렇듯 <마법의 돈 굴리기>에서 제안하는 자산배분 투자는 보통사람들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투자방법이다. 때문에 일확천금, 인생역전은 아니더라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한 번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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