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라고 하면 거의 유럽사라고 볼 수 있다. 실제 여러 세계사 책을 봐도 대부분 유럽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이는 현재 세계가 그리스-로마에 뿌리를 둔 유럽 문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나라는 유럽의 그 어느 나라도 아닌 미국이다. 특히 세계경제에 있어 미국의 존재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미국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세계사 속에 미국의 자리가 거의 없는 이유는 그 역사가 매우 짧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영국의 청교도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라고 단순히 알고 있다. 허나, 미국의 독립은 청교도들이 도착한 1620년에서 약 150년이 지난 1776년에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그 사이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독립 이후 미국의 영토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이름의 유래와 기원을 통해 뜻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특히 지명은 역사를 품고 있을 뿐 아니라, 드라마와 같은 사연들이 녹아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도 재미있는 유래를 가지 지명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사실은 미국의 주(State)나 도시(City)의 지명 중 대부분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미국 원주민(인디언)들의 언어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놀라울 수 있지만 아메리카 대륙 개척기의 상황을 보고 있자면 이는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 느껴진다.
미국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짧은 역사 속에는 스페인과 프랑스, 영국의 식민지 건설과 패권 다툼이 있다. 이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긴 원주민(인디언)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미국 독립과 남북전쟁, 서부 개척시대가 있다. 이토록 짧지만 굵직한 역사가 미국의 50개 주와 도시의 이름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뉴욕은 원래 네덜란드인이 세운 뉴암스테르담이었다?
프랑스 노르망디의 섬 이름이 왜 뉴저지에?
처녀 여왕에게 바쳐진 땅, 버지니아
캘리포니아는 스페인 소설에 등장하는 섬 이름이었다
새로운 멕시코는 어떻게 미국이 됐나
제목 그대로 '미국의 50개 주에 대한 이야기'다.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저자가 옛날 미국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토록 넓은 미국이지만 이전에는 동부의 뉴욕, 중부의 텍사스, 서부의 LA 등 대표적인 몇 개 도시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제는 그 역사와 함께 미국 전체가 머릿속에 들어온 것 같다. 미국과 좀 더 친해진 기분이다.
지명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라 자연스레 미국 역사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다. 주(State)별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어 미국의 역사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파악하기는 다소 어렵기도 하지만 미국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으므로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국에 관심이 있고 역사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교양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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