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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역사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II #기원부터 천 년까지 #허진모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II> 허진모 지음

"역사란 사건의 나열, 정확히 말하면 '사건에 대한 기록'의 나열이다. 그 사건이란 인간이 한 짓이고, 또 인간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이다."

 

"역사를 알고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어려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 하나를 말하자면 사람 몇 명을 아는 것이라 하겠다."

 

"인물의 여러 의미 중에는 '일정한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이 역사에서 말하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규정해볼 수 있겠다. 역사는 곧 인물이라고."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I>에서 인류문명의 시작에서부터 기원전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면,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II>는 그 이후 1,000년간의 이야기이다. 이 시기, 서양은 로마와 프랑크 왕국, 동양은 후한에 이어 위진남북조 시대와 수나라 그리고 당나라가 그 주인공이라 하겠다.


다루고 있는 시기만 다를 뿐,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I>과 구성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

때문에 1권과 마찬가지로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II>역시 어김없이 내 취향이었다. 기원후~1,000년이라는 기간의 동서양 역사는 잘게 나누고 깊이 서술하자면 수십 권으로도 구성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일 것이다. 이것을 한 권으로 압축하자니 디테일한 측면에서 그다지 깊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는 역으로 이 책의 큰 장점이 되기도 한다. 큰 역사적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할까?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다고 비유하자면 적절할지 모르겠다.

 

출처 : https://pixabay.com/ko/

로마 내부의 권력 및 왕조의 교체, 이후 동로마와 서로마로 나뉘게 된 배경과 현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는 프랑크왕국의 형성까지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서양사다. 여기서 중동지역의 아라비아와 이슬람세력이 등장하는데, 지중해를 끼고 유럽과 수많은 전쟁과 교류를 하였기 때문에 현재 땅덩어리로는 아시아로 분류되는 이들이지만, 역사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는 서양으로 구분하는 것이 적절하다.

 

한나라가 망한 이후 새로운 한이 세워지는데 이를 구분하기 위해 전한, 후한 이라 한다. 후한의 뒤를 이은 것이 바로 위진남북조 시대다. 수많은 세력과 왕조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여 춘추전국시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훨씬 복잡하다. 사실 책을 한 번 읽었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어진 것이 수나라와 당나라이다. 수-당은 여러모로 진-한과 비슷하다. 앞선 나라(진나라, 수나라)에서 전국시대와 남북조시대라는 오랜 분열을 마감한 것과 영토의 통일에 맞춰 여러 제도적인 기틀을 마련하고 대규모 토목공사를 일으켰다는 점, 무엇보다 얼마 안가 멸망하였다는 것과 그 뒤를 이은 왕조가 그에 대한 혜택을 입어 번영하였다는 점 등이다. 정리하자면 진의 멸망은 한이라는 진정한 통일 시대를, 수의 명말은 당이라는 국제화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역시 중국 역사는 합구필분 분구필합(合久必分 分久必合)이다.

<당태종 이세민> 출처 : 네이버 지식 백과


신나는 역사여행 중 기원후 1,000년에 맞춰 갑자기 책의 마지막 장이 끝이 났다.(왠지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III>가 출간될 것 같기도 하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객관적으로 두꺼워 보이는 책이지만 지루함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특히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동서양을 오가는 서술방식은 두 대상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발견하는 재미까지 더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동양에서는 왕조가 바뀌면 나라가 바뀌는 것을 의미하지만 서양에서는 같은 나라 내에서 왕조만 바뀌는 일이 허다하다. 또한 실권을 쥐고 있는 자가 마음대로 왕(황제)을 옹립하고 폐위하는 일을 밥먹듯이 하는 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흔히 있던 일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데, 앞선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여 나라를 어지럽히거나 죽음을 맞는 지도자가 끊임없이 나온다. 마치 주인공만 바뀌고 스토리라인은 똑같은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성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알아도 행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예전에는 그저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로써 다가왔던 역사이지만 어느샌가 교훈을 하나씩 얻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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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2: 기원부터 천 년까지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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