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와 관련된 서적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 그중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무려 1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 작은 책 한권에는 로마의 어떤 것들이 담겨 있을까? 바로 로마제국의 운명을 바꾼 4명의 리더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디오클레티아누스, 그리고 콘스탄티누스. 때문에 로마사라기보다는 오히려 이 4명의 인물들의 리더십에 대해 다룬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애플, 아마존과 같은 세계 최고의 기업을 이끈 리더들에 관한 이야기도 많지만 2,000년전 로마라는 제국을 이끌었던 리더들은 어떠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는 이를 통해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리더 한 사람으로 인해 나라가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훌륭한 리더는 그 자신에게도, 국민에게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로마의 역사가 말해준다.
1. 카이사르, 불멸의 영웅이 되다.
카이사르는 그 이름이 황제를 의미하는 대명사가 될 정도로 유명하다. 카이저, 시저, 차르 등이 바로 이 카이사르라는 이름에서 파생됐다. 대부분의 역사적 인물이 그렇듯이 카이사르에 대해서도 2가지 평가가 엇갈린다. '쿠데타를 일으켜 공화정의 전통을 파괴하고 권력을 독점한 독재자', '갈리아를 정복해 로마의 영토를 확장한 영웅이자 정적까지도 포용하는 관용을 베푼 탁월한 지도자'가 바로 그것이다.
지도자로서 그의 능력은 탁월했다. 때문에 로마시민들의 인기 또한 높았는데 이를 기반으로 종신 독재관이 되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반대파에 의해 모살당하고 만다. 비단 로마뿐 아니라 많은 나라의 역사 속에 이와 같은 영웅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 아우구스투스, 로마의 평화 시대를 열다.
카이사르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된 아우구스투스. 그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후하다. 팍스로마나 즉, 로마의 평화, 황금시대를 가능케 한 황제라는 것이다. 팍스 로마나는 기원전 1세기 말 아우구스투스가 내전을 수습하고 제정을 수립한 때로부터 약 200년 간은 안정된 시기를 말한다.
그는 카이사르와는 다르게 로마 원로원의 위상과 권위를 세워주었다. 이로 인해 그는 원로원으로부터 '존엄한 자'라는 뜻의 '아우구스투스'라는 호칭을 부여받게 되었고 이는 향후 로마의 황제를 뜻하는 호칭으로 굳어졌다.(아우구스투스의 원래 이름은 옥타비아누스이며, 일반적으로 아우구스투스 라 하면 그를 가리킨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측근들을 잘 활용하여 안정적인 통치의 기틀을 확보하고, 현대의 엔터테인먼트라고 할 수 있는 '빵과 서커스' 정책으로 로마 인민의 지지까지 확보했다. 리더로서 여러가지 능력치가 골고루 높은, 완성형 리더라고 할 수 있다.
3. 디오클레티아누스, 위기에 빠진 로마제국을 구하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카이사르나 아우구스투스, 콘스탄티누스에 비해 유명세는 조금 떨어진다.(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그런 그가 로마 황제 Big 4로 선정된 이유는, 위기에 처한 로마의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해냈기 때문이다.
혼란과 무질수의 군인황제 시대를 겪던 로마에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황제가 막강한 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원로원의 권위를 무시하고 자기만의 통지 질서를 재확립했다. 그럼에도 광대한 로마제국을 혼자서 통치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실시한 것이 그 유명한 4제 통치 체제이다. 동.서 로마에 각각의 황제와 부황제를 둔 것이다. (사실 황제 또는 왕의 가문 바뀌면 나라가 바뀌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쉽사리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전략을 성공적이었다. 다만 권력을 확립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로마의 전통 종교를 회복시키는 과정에서 그리스도교를 탄압했는데 이것이 그의 오점으로 남아있다. 이는 현재 사회에서 그리스도교의 영향이 큰것이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4. 콘스탄티누스, 종교의 자유를 선포하다.
콘스탄티누스 하면 역시 밀라노 칙령, 기독교의 공인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가 그리스도교를 탄압한것으로 비판받는 이유와 동일한 사유로 콘스탄티누스는 기독교를 공인한 것이 큰 업적이 되었다. 사실 밀라노 칙령은 콘스탄티누스 혼자 만들고 반포한 것이 아니다. 콘스탄티누스가 서로마제국의 황제였을 때 동로마제국의 황제였던 리키니우스와 함께 밀라노에서 만나 합의한 뒤 공표하였다. 사실 밀라노 칙령은 그리스도교에 국한된 내용이 아니다. 그리스도교뿐 아니라 어떤 종교를 신봉하든 그 자유와 권리를 인정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력은 그리스도교에게 가장 크게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또다른 큰 업적은 바로 콘스탄티노폴리스의 건설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나누어 놓은 동.서로마를 다시 통일시킨 콘스탄티누스는 새로운 로마제국에 새로운 중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선정한 곳이 바로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비잔티움이었다. 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인 비잔티움은 '새로운 로마'라는 뜻의 'Nova Roma'로 불리다가 곧 '콘스탄티누스의 도시'라는 뜻의 콘스탄티노플이 되었다.
역사의 흐름속에 존재하는 개인이 아니라, 인물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춘 구성으로 되어있어 역사적 사건과 해당 인물을 좀 더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리더의 중요성은 늘 강조되고 있다. 책에서 다룬 4명의 황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하지만, '로마'라는 제국의 리더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훌륭한 리더들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각각의 리더들의 생각, 그리고 전략이 모두 달랐다는 것이다. 결국 리더란 넓은 시야로 상황을 읽고 그에 맞는 결정을 하는 자리인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즉, 내가 처한 상황을 무시하고 훌륭한 리더의 전략을 무작정 따라하는게 상책은 아닐 것이다.)
'Book >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II #기원부터 천 년까지 #허진모 (0) | 2021.12.28 |
---|---|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I #모든 지식의 시작 #허진모 (0) | 2021.11.25 |
중동은 왜 싸우는가? #박정욱 (0) | 2021.11.07 |
만주 모던 # 한석정 # 60년대 한국 개발체제의 기원 (0) | 2021.08.22 |
미국을 만든 50개주 이야기 #김동섭 (0) | 2021.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