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글로벌 기업들에 대해 다룬 다른 책들과 차별되는 점은, 아마존에 오랜 기간 몸담으며 성공신화를 몸소 경험하고 써 내려간 실제 아마존인들에 의해 쓰여졌다는 것이다. (콜린 브라이어는 아마존의 기술 부사장과 CEO의 기술 고문 역할을 담당하며 12년을, 빌 카는 디지털미디어 부분 부사장으로 아마존 뮤직, 프라임비디오, 아마존 스튜디오를 비롯해 글로벌 디지털 음악과 비디오 비즈니스를 론칭하고 경험하며 15년 이상을 아마존에서 보냈다.)
책의 제목인 '순서 파괴'는 원제목인 워킹 백워드(Working Backwards)를 번역한 것으로, 많은 기업들처럼 '기존의 역량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니즈에서 출발하여 "이런 니즈를 만족시킬 무언가를 만들 스킬이 우리에게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 스킬을 키우거나 외부에서 인수할 수 있을까?"와 같이 거꾸로 접근하는 아마존만의 방식을 말한다. 아마존의 수많은 문화(성공의 비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을 제목으로 삼은 셈이다.
아마존도 처음에는 완벽하지 않았다.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창업 초기 모든 일에 세세하게 관여했고, 면접에서 지원자들의 SAT 점수와 출신 대학을 물어봤을 정도였다고 하니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짧은 기간동안 급속하게 몸집이 커진 아마존에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이 책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아마존의 독특한 시스템과 문화, 거기다가 실패를 통해 배운 사례들까지 생생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아마존 역사의 산 증인들이 말하는 아마존만의 독특한 문화, 성공의 비밀은 무엇일까?
'아마존인 되기'의 일부를 내 비즈니스에 도입하려면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저자들의 제안은 아래와 같다.
복잡한 주제를 토론하는 도구로 파워포인트를 배제하고 6페이지짜리 내러티브와 PR/FAQ 문서를 리더들의 회의에서 사용하라.
무엇보다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는 것이 우리에게 진짜로 위험했던 까닭은, 파워포인트가 의사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언변이 뛰어난 발표자는 형편없는 아이디어로도 쉽게 안건을 승인받을 수 있었다. 반면에 엉성하게 구성된 프레젠테이션은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더라도 토론을 장황하고 지루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고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내러티브는 기존 방식을 압도할 정도로 조직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장려하기 위해 고안됐다.(회식 시작 후 20분 동안 참석자들은 내러티브를 읽고, 이후 토론에 집중한다.) 탄탄한 내러티브를 작성하려면 각고의 노력과 리스크를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좋은 내러티브를 작성하는데는 여러 날이 걸린다. 주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첫 번째 초안을 작성하고, 이를 서로 돌려 읽으며 검토를 반복한다. 이후로는 "우리는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어느 곳이 부족한지를 말씀해주십시오" 라며 경영진과 동료들에게 발표하는 '살 떨리는' 단계를 거친다. 처음에는 이 과정이 두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회의 참석자들에게도 의무감과 기대를 동시에 부여한다. 참석자들은 발표팀의 발표 스타일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철저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개선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회의의 결과물은 궁극적으로 발표팀과 참석자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그들은 서로를 후원하는 관계다. 토론 단계에서 침묵이 흐르면 그것은 발표 내용에 동의한다는 의미이고, 이 역시 참석자가 본격적으로 비판할 때처럼 발표자와 공동의 책임을 진다.
바 레이저 채용 프로세스를 확립하라.
바 레이저 채용 프로세스는 다음의 여덟 단계로 진행된다.
1. 직무기술서 작성 2. 이력서 검토 3. 전화 인터뷰 4. 대면 인터뷰 5. 피드백 작성 6. 인터뷰 결과 보고와 채용 회의 7. 추천 조사 8. 채용 결정 통보
'바 레이저'는 채용 프로세스를 나타내는 이름이면서, 동시에 이 프로세스의 중심이 되는 개인 집단(기준을 높이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마존의 바 레이저들은 모든 인터뷰 루프에 관여한다. 인터뷰 프로세스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못된 채용 결정을 내리고 있지는 않은지를 꼼꼼히 살피는 역할이다.
통제 가능한 인풋 지표에 초점을 맞춰라.
& 플라이 휠을 묘사하라. 당신 회사의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성장 동력이 플라이 휠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를 나타내는 그림을 그려라.
아마존은 후행지표(아웃풋 지표)보다 선행지표(통제 가능한 인풋 지표)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는 아마존이 발표한 계획에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을 너무나 자주 들었다. "아마존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이겠지. 이익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기업이니까." 이 말은 옳지 않다. 아마존에서도 이익은 중요하다.
플라이휠 : 인풋 지표와 아웃풋 지표는 돌고 돈다.
아마존의 통제 가능한 지표가 어떻게 하나의 핵심 아웃풋 지표를 끌어올리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싱글스레드 리더가 이끄는 자율팀으로 조직을 구성하라.
"발명에 실패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그 일을 누군가에게 파트타임 업무로 맡기는 것이다."
싱글 스래드 리더십이란 '한 사람에게 여러 가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지 않고 오직 하나의 주요 목표에만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목표를 당성하는 일만 전담하는 분리 가능한 자율팀을 이끌도록 한다.'라는 뜻이다.
일련의 리더십 원칙을 정의하라. (리더십 원칙은 많은 구성원의 참여로 개발돼야 한다.)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은 포스터나 화면보호기에 적힌 단순한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회사의 '헌법'이다.
1. 고객에 대한 집착
2. 주인의식, 리더는 주인이다.
3. 발명화 단순화
4. 올바름
5. 학습과 호기심
6.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 개발하기
7. 최고의 기준 고수하기
8. 크게 사고하기
9. 행동 우선시하기
10. 절약하기
11. 신뢰 얻기
12. 깊이 파고들기
13. 기개 지키기: 타협하지 않고 헌신하기
14. 결과 창출하기
예컨대 회사가 분기별, 연도별 사업 현황을 나타내기 위해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 대신 6페이지짜리의 내러티브를 사용하는 것은 보고하는 사람과 보고받는 사람 모두에게 '깊이 파고들기'와 '최고의 기준 고수하기'를 요구하는 행동이다. 보도자료와 자주 묻는 질문을 작성하는 프로세스는 고객 경험을 출발점으로 삼는 워킹 백워드를 통해 '고객에 대한 집착'을 강화한다.
이 외에도 '리더에 대한 보상 구조를 수정하여 장기적 헌신과 장기적 의사결정을 장려하라.', '아마존이 장기적 사고, 고객 집착, 발명에 대한 열의, 운영의 탁월함을 가지고 문화를 구축했듯이, 회사 문화의 핵심요소를 명확히 하라. 그런 다음, 그 핵심요소를 모든 프로세스와 토론에 적용하라.' 와 같은 제안이 있다.
아마존은 굉장히 역동적이고 혁신적이다. 정말이지 전형적인 미국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례들과 방법들 중 미국과 한국 간의 (기업)문화 차이,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보다는 기존의 업무를 안정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의 특성 때문에 몇 가지는 내게 당장 실현 가능성이 없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버릴것 하나 없는 매우 값진 내용들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에게 직접 강연을 들었다면 수 천만원의 강연료는 족히 들었을 아마존의 성공 비밀을 책 한 권으로 배울 수 있다니!
'Book > 경제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도 섀퍼의 돈 #보도 섀퍼 (0) | 2022.03.04 |
---|---|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0) | 2022.02.15 |
선택 설계자들 #올리비에 시보니 (0) | 2022.01.14 |
부동산 투자, 흐름이 정답이다 #김수현 (0) | 2021.10.28 |
부동산 투자의 정석 #김원철 (0) | 2021.08.27 |